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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5분의 변화, 기타가 내 삶에 말을 건다
    기타배우는 접스의 음악노트 2025. 5. 19. 00:37

     

     

    기타를 구입하고, 그냥 세워두었다.

    언젠가 치겠지 싶었지만, 솔직히 말해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내가 과연 이걸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어느 날, 주변에서 기타를 가르쳐주겠다는 말이 들려왔다.

    이상하게도 그 말 한마디에, 마음속에 조용히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그건 단순한 관심이 아니었다.

    내 안에 오래도록 잠재되어 있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허기였다.

     

    어릴 적 음악을 좋아했지만, 늘 ‘현실’이라는 말에 밀려 미뤄왔던 그 감정.

    그 감정이 갑자기 터져 나오듯, 나는 일렉기타를 구입했고,

    너무 조급하게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결국 다시 ‘처음부터 배우기’로 돌아왔다.

     

    지금은 기타를 잡은 지 2개월째

     

    손가락은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고,

    코드 하나 누르기도 버겁고,

    손끝은 하루하루 굳은살이 배기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좌절이 찾아왔다.

    ‘나는 음악을 너무 늦게 시작한 건 아닐까?’

    ‘왜 이렇게 진도가 안 나가지?’

     

    하지만 좌절의 순간에도 나는 그냥 포기하지 않았다.

    ‘무작정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이해하면서 가자.’

    그게 내가 정한 방향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론 공부를 시작했다.

     

    기타라는 악기 자체에 대한 이해부터, 음악을 구성하는 언어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간다.

    악보 읽는 법, 화음의 개념, 장조와 단조의 차이, 코드 구조, 크로매틱, 다이아토닉, 메이저 스케일, 펜타토닉…

    처음엔 어렵기만 했지만,

    하나하나 노트를 정리하고, 손으로 써보면서 내 방식대로 음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해되는 건 확실히 이해하고,

    모르는 건 일단 따라하며 익숙해진다.

    그게 지금 내 음악 공부의 방식이다.

     

    연습은 여전히 쉽지 않다.

    손가락이 말을 안 듣는 날도 많고,

    기타를 잡기 싫은 날도 솔직히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5분이라도 기타를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가 이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코드를 바꾸는 손의 움직임이 예전보다는 자연스러워졌고,

    단순한 멜로디지만 내가 직접 낸 음으로 노래를 따라칠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나를 다시 숨 쉬게 만드는 감정의 통로라는 걸 매일 느낀다.

     

    이제 나는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이라는 언어로 나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고싶다

     

    틀려도 괜찮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연습을 하고 있다는것

    그리고 그 연습이 내 안의 무언가를 깨어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이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하루 5분, 손끝에서 울리는 그 소리를 기록하며.

     

    “이 조용한 울림이, 언젠가 나의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5분’이 내게 어떤 의미가 되었는지는,

    다음 글에서 차분히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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