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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다5분루틴기록 2025. 5. 20. 10:09
하루 5분, 그 작은 약속이 만든 리듬
기타를 잡은 지 두 달이 되었다.
그동안의 여정을 지난 글에 담았었다.
‘기타가 내 삶에 말을 건다’ 억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손끝으로 도레미파솔을 조심스럽게 눌러가며, 내 하루를 천천히 정리해 나가고 있었다.
기타는 아직 낯설지만, 그 낯섦 속에 내 마음이 조금씩 반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고민도 따라왔다.
과연 하루에 5분만 연습해서 실력이 늘 수 있을까?
연습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짧은 이 시간은 정말 의미 있는 걸까?
그러나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하루 5분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실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이 아니었다.
그건 ‘연습량’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약속이었다
5분의 진짜 정체 – 나를 움직이게 하는 최소 단위
“5분은 짧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작은 약속이다.”
이 한 문장이 내 하루를 바꿨다.
어떤 날은 피곤하고, 어떤 날은 의욕이 없고,
어떤 날은 기타를 잡는 게 버겁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냥 5분만 하자.”
신기하게도 그 5분은 늘 15분이 되고, 40분이 되었고,
어느새 한 곡을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만들었다.
그 5분은 ‘작은 시작’이 아니라, ‘끊김을 막는 연결’이었다.
나는 기타를 매일 1시간 연습한다. 그런데 왜 5분을 이야기할까?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생각할지도 모른다.
“1시간씩 연습하는 사람이 왜 5분을 강조하지?”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나 역시 처음부터 매일 1시간씩 한 건 아니다.
처음엔 매일 5분조차 부담스러웠고, 나의 루틴은 엉망이었다.
하지만 5분은 심리적 문턱을 낮춰주는 마법의 단위였다.
이 5분이 있었기에 나는 무너진 날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결국 그 5분이 매일의 리듬이 되었고, 1시간으로 이어졌다.
5분은 ‘할 수 있다’는 자기확신의 씨앗이었다.
조급함과 연습 사이, 그 어중간한 자리에서
요즘 나는 마음이 자주 앞서간다.
멋진 곡 하나쯤 쳐보고 싶고, 리듬도 자유롭게 타고 싶다.
그런데 손가락은 아직도 도레미파솔을 더듬고 있다.
줄을 누르는 것도 익숙해졌고, 짧은 연습에는 큰 부담도 없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마음은 더 조급해졌다.
두 달쯤 되었으면 곡 하나는 완주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나는 아직도 몇 마디 치다 멈추고, 다시 처음부터 돌아간다.
진도가 느린 건지, 내가 느린 건지.
답답함이 밀려올 때면, ‘이 길이 맞나’ 싶은 생각도 스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연습을 넘기지 않으면 다음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기타를 잡고, 같은 음을 반복한다.
그 반복은 지루하지만, 그 안에 성장의 가장 느린 단서가 숨어 있다.
5분은 연습이 아니라, 방향이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착각한다.
‘많이 해야 의미가 있다’, ‘짧게 하는 건 시간 낭비다’라고.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음악은 실력보다 감정이 먼저 깨어나야 한다.
그리고 감정은 작은 행동의 반복 속에서 서서히 열리는 법이다.
나에게 5분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매일 기타 앞으로 나를 데려다주는 작은 다리였다.
그 위를 하루하루 건너며,
나는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아닌,
기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이 5분의 연습루틴은 , 오늘도 나를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어제는 손가락이 아팠고,
그저 튕기기만 하다 말았다.
오늘은 멜로디 하나를 따라 치다 음을 놓쳤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나는 오늘도 기타를 손에 쥐었고, 5분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5분이, 나의 하루를 리듬으로 채웠다.
‘하루 5분’은 단순한 루틴이 아니다.
그건 나의 태도이고, 나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음악이다.